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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오승환·김재윤·임창민 누가 마무리 맡나, "더블스토퍼는 없다"

“마무리 보직은 정해놓고 시즌에 임할 생각입니다.”삼성 라이온즈는 지난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마무리투수 2명을 영입했다. KT 위즈에서 169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투수 김재윤(33)을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데 이어,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 등에서 122세이브를 기록한 베테랑 임창민(38)을 품으면서 뒷문을 강화했다. 여기에 삼성은 내부 FA(자유계약) 선수 오승환(42)까지 잡으면서 KBO리그 통산 691세이브의 마무리 트리오를 한꺼번에 품에 안았다. 삼성이 뒷문 강화에 열을 올린 건 당연했다. 지난해 삼성의 불펜 평균자책점(ERA)은 5.16으로 리그 10개 팀 중 가장 좋지 않았고, 역전패(38회)도 리그 최다였다. 피홈런도 60개로 2위(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한화 이글스)의 39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에 불펜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삼성은 이종열 단장 선임 후 외부 영입에 집중, 세 명의 마무리 투수를 보유하면서 단숨에 마무리 강팀으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새 시즌 삼성의 마무리 보직은 누가 맡게 될까. 지난해 김재윤은 세이브 32개(리그 2위), 오승환이 30개(3위), 임창민이 26개(6위)를 올렸다. 누가 마운드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이 중 2명의 선수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투입하는 ‘더블스토퍼’ 체제를 택할 거란 예상이 많다. 하지만 박진만 감독은 이들의 활용법을 두고 “더블스토퍼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최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진만 감독은 “마무리 투수는 정해놓고 가는 게 팀을 운영하는 데 좋다. 웬만하면 시즌 들어가기 전에 투입 순서와 역할을 구분 짓고 시즌에 나서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삼성은 뒷문 불안으로 여러명의 선수가 돌아가면서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초반 오승환이 부진하자 좌완 이승현과 '더블 스토퍼'를 구축했고, 키움 히어로즈에서 트레이드 이적해 온 김태훈과 우규민, 우완 이승현 등을 마무리 상황에 올렸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해엔 (확실한 보직 없이) 여러 선수들을 상황에 따라 투입했는데, 투수들이 많이 부담스러워 하더라. 자신이 나갈 타이밍을 알고 준비를 미리 하는 것과 갑자기 등판하는 건 또 다르지 않나. 자기 위치를 확실하게 알고 움직이는 게 좋다고 판단해서 올해는 보직을 정해놓고 시즌을 시작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누가 마무리 보직을 맡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동안 오랜 고민을 거듭한 뒤에 시즌 시작과 함께 정해질 전망이다. 오승환은 "경쟁을 통해 팀이 강해지긴 하지만, 보직 욕심보단 팀의 승리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인 성적(세이브)보단 팀이 큰 그림을 그려나갈 때다. 지금은 나도 선수들도 팀 승리에 포커스를 두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윤승재 기자 2024.02.04 07:04
메이저리그

고우석 샌디에이고행 임박, SD는 왜 고우석을 원하나

고우석의 미국 메이저리그행이 임박했다. 유력 행선지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과 한솥밥을 먹을 가능성이 크다. 샌디에이고는 왜 고우석을 영입하려고 하는 걸까. LG는 3일 '고우석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절차에 따라 최근 메이저리그(MLB) 구단으로부터 오퍼(제안)를 받았으며, LG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오퍼를 보내온 팀으로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고우석은 오늘 메디컬 테스트를 포함한 계약 진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고우석은 이미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고우석의 행선지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점쳤다. 헤이먼은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마무리투수로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존 헤이먼 기자의 공신력과 LG 구단의 발표를 종합한다면 샌디에이고행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샌디에이고는 조시 헤이더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가면서 불펜 투수 강화가 절실했다. 이에 샌디에이고는 일본프로야구(NPB)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뛰던 왼손 마무리 마쓰이 유키와 5년 총액 2800만 달러에 계약한 뒤 고우석에게까지 오퍼를 넣으며 불펜 강화에 열을 올렸다. 미국 ‘트레이드루머스’는 고우석을 두고 “스카우트 보고서에 따르면, 고우석은 빅리그급 중계 투수(middle reliever)로 평가하고 있다”라면서 “고우석은 90마일 중반대의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 커브볼을 섞어 던지는 유형의 투수로 지속적으로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샌디에이고는 아시아 프로리그에서 도약하는 선수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하는 팀 중 하나다. 최근 마쓰이와도 계약을 했다. 고우석이 마쓰이 정도의 조건으로 계약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샌디에이고는 그의 젊음과 헛스윙 유도 잠재력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고우석은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KBO리그 통산 354경기에 나와 19승 26패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2022시즌 리그 최연소 40세이브(24세 1개월 21일)를 달성하며 개인 첫 구원왕(42세이브)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팀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윤승재 기자 2024.01.03 16:50
프로야구

호주로 간 '오승환 후계자'는 선발 수업 중, "저도 선발 경쟁 해보고 싶어요" [IS 인터뷰]

“저도 선발 경쟁을 해보고 싶습니다.”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투수 이승현(21)은 현재 호주야구리그(ABL)에서 뛰고 있다. 구단 차원에서 유망주들의 실전 감각 유지 및 기량 발전을 꾀하기 위해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 제휴를 맺었고, 이승현과 2023시즌 신인 박권후(19), 포수 이병헌(24)이 호주 비행기에 올라 ABL 경기에 나서고 있다. 처음 경험하는 낯선 리그. 이곳에서 이승현은 ‘낯선 보직’을 맡았다. 2021년 데뷔 후 삼성에서 줄곧 필승조 불펜 역할만 하며 ‘오승환 후계자’로 점찍혔던 이승현은 호주에서 선발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ABL 2경기에 선발 출전한 그는 6⅔이닝 동안 2피안타 10탈삼진 평균자책점 1.35의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였다. 경기 당 소화한 이닝은 아직 적지만 점차 투구수를 늘리며 적응해 가고 있다. 내년 시즌 보직 변경을 위한 준비일까. 아직 정해진 건 없다. 하지만 이승현 본인의 요청으로 선발 투수에 도전했다는 후문이다. 이승현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치님들에게 ‘호주에선 선발로 던지면서 (선발) 준비를 하고 싶다’라고 했다”라며 배경을 전했다. 그는 “내가 선발을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무작정 5선발을 하고 싶다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겨울에 준비를 해서 내년 시즌 선발 경쟁은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현재 삼성은 선발 투수 찾기에 고심이다. 외국인 투수 2명과 원태인까지는 고정적이지만, 나머지 두 자리의 주인공이 정해지지 않았다. 백정현, 최채흥, 황동재, 이호성 등 후보들이 있지만 지난 시즌 부진했거나 선발진을 꿰차기엔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많다. 이승현이 선발 로테이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승현은 호주에서 부담 없이,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자유롭게 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호주로 간 박희수 육성군 투수코치가 “즐겁게, 하고 싶은 대로 던져”라는 말에 용기를 얻고 자기 공을 던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년 시즌 KBO리그에 도입되는 피치클락(투수가 정해진 시간 내에 공을 던져야 하는 규정)도 대비해 공을 던지는 중이다. ABL엔 피치클락이 없지만, 박희수 투수코치가 초시계로 이승현의 투구 시간을 재고 있다. 또 이승현은 미국 마이너리그 경험이 있는 무라타 토오루(일본·니혼햄)와 캠 와인(미국·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팀 동료들에게 마인드 컨트롤과 루틴에 대한 조언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현은 “호주 리그엔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 외국 선수들과 경기할 기회가 잘 없는데 즐겁다”라며 웃었다. 시즌 직후 떠난 호주, 힘들진 않을까. 이승현은 “그저 공을 던질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고 답했다. “실전을 뛰면서 보완점을 찾아가고 내 공을 던질 수 있어서 즐겁다”라고 덧붙인 그는 “구속은 신경 쓰지 않는다. 내 공을 자신 있게만 던지면 좋은 공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내 공을 던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보여준 것이 없는 것 같다"라며 자책한 이승현은 “구단에서 더 잘하라고 보내주신 거니까, 더 성장해서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승현은 오는 토요일(12월 2일) 시드니 블루삭스와 더블헤더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윤승재 기자 2023.11.2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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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된 믿음의 야구, 삼성의 '성장통'은 언제까지

“네 뒤에 투수는 없어.”지난 25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흔들리던 마무리 투수 좌완 이승현(21)에게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선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한편, 책임감을 주면서 미래의 마무리 투수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새겨 넣었다. 그리고 이승현은 2사 1·2루 위기를 삼구삼진으로 이겨내면서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믿음의 야구는 다음 경기인 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계속됐다. 선발 원태인의 8이닝 2실점 호투로 3-2 1점 차 리드를 안은 채 9회를 시작한 삼성은 마무리 이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승현은 1아웃 이후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는 없었다. 이후 이승현은 폭투와 야수의 아쉬운 수비로 동점을 내줬고, 왼손 투수에게 강한 유강남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으며 패했다. 지난 2주 동안 5연패를 두 번이나 당한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불펜 방화와 수비 불안, 연패 때 나온 패턴이 그대로 재현됐다. 불펜이 불안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순간 야수들의 실책이 나오니 투수들은 더 흔들렸다. 이날도 그랬다. 9회 1사 1·3루에서 무조건 병살을 잡아내야 한다는 젊은 야수들의 조급함이 눈에 보였고, 결국 불안정한 송구와 함께 통한의 동점으로 이어졌다. 마운드 위에 서 있는 21세 젊은 마무리 이승현에겐 가혹한 순간이었다. 삼성은 올 시즌 확실한 세대교체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젊은 선수들에겐 확실한 믿음을 주며 그들을 성장시키려 하고 있다. 좌완 이승현에게 그랬듯, 야수들에게도 같은 주문을 하며 자신감을 심어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현재 삼성은 최하위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당장의 성적 내지 반등의 분위기가 필요한데, 결정적인 순간 ‘최하위’라는 중압감이 선수들을 짓누르고 있다. 젊은 선수들에겐 더더욱 그럴 터. 젊은 선수들을 향한 믿음의 야구가 선수들의 부담을 더 키우는 듯하다. 이럴 때일수록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과 벤치의 냉정한 움직임이 필요한데, 아직 그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2군에서 돌아온 오재일이 27일 경기에서 2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회복한 것은 고무적이다. 또 우규민에 이어 불펜에 힘을 실어줄 오승환이 차례로 복귀하는 것도 희망적인 소식이다. 이들에게 박진만 감독이 바라는 것은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인데, 연패 중압감에 흔들리는 젊은 선수들을 이들이 잘 잡아줄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윤승재 기자 2023.06.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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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살려야 한다" 끝판왕의 깜짝 선발, 오승환도 삼성도 간절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 대장’ 오승환(41)이 어색한 ‘외도’에 나선다. 한미일 무대를 여럿 옮기면서도 19년 프로 생활 동안 뒷문만 막았던 오승환이 이젠 포문을 여는 위치에 섰다. 오승환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오승환이 선발 투수로 나서는 건 2005년 프로 데뷔 후 처음 있는 일. 그동안 KBO리그 620경기에 나서 374세이브 17홀드를 올리고 한미일 통산 979경기에서 496세이브를 올리는 가운데에도 오승환은 단 한 차례도 선발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그랬던 오승환이 처음으로 외도에 나선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의 선발 출전을 두고 “오승환이 중간 계투진에서 공을 적게 던지다 보니 밸런스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더라. 선발에서 투구 수를 많이 가져가면서 자기 페이스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에 변칙 운영을 하게 됐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올 시즌 오승환의 페이스는 좋지 않다.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6경기에서 1승(1패) 4세이브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6.00에 달했고, 블론세이브도 한 차례 기록하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자신감을 잃었다는 판단에 삼성 코치진은 오승환을 비교적 상황이 편한 중간 계투로 옮겨 부활을 유도했으나, 1점 차 치열한 승부가 계속되면서 부담만 가중됐다. 결국 정현욱 투수코치가 색다른 방법으로 활로를 찾았다. 오승환이 길게 공을 던지면서 페이스를 되찾을 것이라는 생각에 방법을 강구하던 중 ‘깜짝 선발’ 카드를 고안해냈다. 정현욱 코치는 “점수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에서 오승환을 투입할까도 생각했지만, 패전 처리로 투입하는 건 오승환 선수에 대한 예의는 아니라고 생각해 선발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정현욱 코치의 선수 시절 경험도 이 결정에 한몫을 했다. 삼성 불펜의 마당쇠로 활약했던 정현욱 코치는 2012년 초반 4점대 평균자책점으로 고전하다 깜짝 선발 출전 이후 반등에 성공, 그 해 2승 5패 평균자책점 3.16으로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정현욱 코치는 “당시 코치님들이 안 좋으면 (다른 보직에서) 길게 던지는 것도 방법이라며 선발 등판을 추천해주셨다”라고 회상하며 “오승환도 선발 등판을 통해 페이스를 찾았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오승환도 마찬가지였다. 정현욱 코치의 말에 따르면, 오승환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선발 의향을 먼저 밝히기도 했다. 때마침 5선발 자리가 비면서 기회가 생겼고, 정현욱 코치가 선수와 상의 끝에 박진만 감독에게 제안하면서 '깜짝 선발 카드'가 완성됐다. 선수는 물론, 코치, 감독도 그의 부활이 간절하다. 박진만 감독도 정현욱 코치도 입을 모아 “반드시 살려야 하는 선수”라고 강조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다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오승환이 살아나야 팀의 중심이 잡히기 때문에 (이번 계기로) 살아났으면 좋겠다”라며 그의 부활을 간절히 바랐다. 한편, 오승환은 3일 키움전에서 50~60개의 공을 던질 예정이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 본인은 5회까지 꼭 막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이닝 수에 상관없이 투구 수만 보고 던지게 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정현욱 코치는 “선수에게도 얘기했지만 안 좋으면 바로 뺄 거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점수를 내줘도 되는 상황에 등판시키기 때문에 실점은 해도 (이닝) 보장은 해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3.05.03 05:00
프로야구

[IS 피플] 벼랑 끝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돌부처' 오승환

'돌부처'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이 돌아왔다. 오승환의 7월은 '위기'였다. 4경기 연속 실점 포함, 월간 평균자책점이 무려 12.79에 달했다. 개막 후 6월까지 2.40이었던 평균자책점이 7월을 마쳤을 때 4.21까지 치솟았다. 부진 원인으로 구속 하락이 지목돼 "한물간 것 아니냐"라는 혹평까지 들었다. 불혹의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했을 때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승환은 지난해 44세이브를 기록했다.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시즌 40세이브 고지를 재정복, 손승락(2013·만 31세)이 보유한 리그 최고령 40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우며 개인 통산 여섯 번째 구원왕에 올랐다. 지난여름 '타이틀 홀더'가 부진하자 곳곳에서 '포스트 오승환'이 두각을 나타냈다. 고우석(24·LG 트윈스)은 7월 한 달 동안 6세이브를 수확, KBO리그 세이브 1위를 질주했다. 정해영(21·KIA 타이거즈)의 7월 월간 평균자책점은 '0'이었다. 오승환이 흔들린 가장 큰 이유는 직구(포심 패스트볼)였다. 전매 특허 '돌직구'가 통하지 않으면서 개인 성적이 악화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오승환의 지난 6월 직구 피안타율은 0.353로 높았다. 눈여겨볼 부문은 구속. 6월 직구 평균 스피드가 143㎞/h에 불과했다. 전성기 150㎞/h를 넘나들던 빠른 공이 자취를 감췄다. 7월에는 직구 비율을 전월보다 2.1%포인트(p) 올렸지만, 평균 구속이 142.8㎞/h까지 떨어졌다. 구종 피안타율은 0.600. 변화구를 뒷받침하는 직구가 통하지 않으니 마운드에서 버텨낼 힘이 부족했다. 벼랑 끝에 서 있던 오승환은 반등했다. 8월에 등판한 10경기에서 5세이브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했다. 10이닝을 소화하면서 내준 점수가 단 1점. 월간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50에 불과할 정도로 타자를 꽁꽁 묶었다. 잦은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볼넷 허용도 크게 줄였다. 오승환의 9월도 흠잡을 곳이 없다. 14일 기준 9월 첫 6경기에서 5세이브를 수확했다.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피안타율이 1할이다. 전반기(32경기·평균자책점 3.90)와 후반기(20경기·평균자책점 1.80)의 모습이 180도 달라졌다. 투구 레퍼토리에 변화를 준 덕분이다. 오승환은 7월 51.5%였던 직구 비율을 8월 48.4%, 9월 42%까지 낮췄다. 대신 변화구 구사율을 높여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9월 커브 비율을 18.5%(8월 8.1%)까지 끌어올렸다. 박진만 삼성 감독 대행은 지난 4일 "(포수)강민호와 잠깐 얘기를 했는데. '요즈음 받아본 (오승환) 공 가운데 가장 좋았다'는 얘길 들었다"며 "'돌부처'라고 불릴 정도로 강해도 그동안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었을 거다. 그런데 요즘 자신감을 다시 얻은 것 같다. 좋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승환이 안정감을 찾으면서 삼성의 불펜은 짜임새를 회복했다. 9월 팀 불펜 평균자책점이 4.08로 리그 3위다. 오승환은 마운드 위에서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경기 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수년간 마무리 투수의 중압감을 견뎌내면서 쌓은 그만의 무기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그는 "딱히 다른 소감은 없다. 늘 하던 대로 하면서 팀이 많이 이기고 블론세이브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그러면 팀 성적도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 6월 '후배들과의 세이브 경쟁'에 대해선 "나이에 연연하거나 나이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면 모두가 똑같은 선수"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오승환은 그만의 방법으로 부진을 탈출했다. 그는 "팀 연패나 블론 세이브, 구속 저하를 비롯해 조급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했다"며 "떨어진 구속을 갑자기 끌어올리려고 시도하거나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변화구를 만들어서 던졌다면 더 안 좋았을 거다. 시도도 안 했지만 그렇게 하면 지금까지 해온 걸 부정하는 게 될 수 있다. 해 오던 것을 묵묵히 한 게 (반등에 성공한) 원동력이라면 원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9.1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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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부처' 주간 등판 0회, 삼성의 잔혹한 현실

'돌부처'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이 자취를 감췄다. 오승환의 정규시즌 등판은 지난달 26일 한화 이글스전을 끝으로 멈췄다. 지난주 삼성이 소화한 5경기(1승 4패)에서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부상이 있거나 성적이 나쁜 게 아니다. 오승환은 4일 기준으로 2승 1홀드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40(30이닝 8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지만 삼성은 그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부진한 팀 성적이 원인이다. 마무리 투수는 경기 막판 팀이 리드하고 있거나 팽팽할 때 마운드를 밟는다. 그런데 삼성의 최근 경기력은 오승환이 등판할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일찌감치 선발이 무너지거나 중간 계투가 대량 실점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오승환에게 출전 기회가 닿기도 전에 승부가 넘어간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불펜에서 몸을 풀더라도 실제 등판까지 연결되지 않는다. 지난 3일 열린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에선 삼성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날 삼성은 5회 초까지 5-0으로 앞서 초반 승기를 잡았다. 5회 말 선발 앨버트 수아레즈가 4실점 하며 5-4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7회 초까지 한 점 차 리드가 유지됐다. 모처럼 오승환이 등판 기회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 불펜은 7회 말 6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필승조 김윤수(3분의 1이닝 2피안타 4실점)와 장필준(3분의 1이닝 2피안타 2실점)이 난타당하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삼성은 현재 부상자가 많다. 간판 구자욱(햄스트링)을 비롯해 김지찬(햄스트링) 김상수(장요근) 이원석(대퇴직근)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점수 내는 게 쉽지 않은데 어렵게 리드를 잡더라도 불펜이 이를 지켜내지 못한다. 타선과 불펜의 엇박자가 시즌을 치를수록 악화하고 있다. 삼성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4.73으로 리그 최하위. 오승환의 성적을 제외하면 수치가 5.04까지 치솟는다. 좀처럼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불혹의 오승환은 지난 6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구원왕에 대한 욕심은 이 보직을 맡으면서 늘 있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팀 승리를 위해 뛰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6월 14일만 하더라도 오승환은 고우석(LG 트윈스) 정해영(KIA 타이거즈)과 세이브 공동 1위(당시 16개)였다. 개인 통산 일곱 번째 구원왕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최근 추세는 크게 밀린다. 어느새 세이브 1위(23세이브) 고우석과의 격차가 5개까지 벌어졌다. 정해영에도 2개 뒤진 3위. 현재 삼성의 팀 분위기를 고려하면 추격하는 게 녹록하지 않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7.04 11:48
프로야구

[IS 포커스]4실점 흔들? 마무리 홍건희를 지탱하는 '믿음'

'1년 차' 마무리 홍건희(30·두산 베어스)가 성장통과 믿음 속에 진짜 클로저로 성장하고 있다. 홍건희는 올해로 두산 3년 차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 타이거즈에 지명된 후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그는 지난 2020년 두산으로 이적 후 필승조 불펜으로 각성했다. 2020년 3승 4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77를 기록했던 그는 지난해에는 6승 6패 17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79로 셋업맨으로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올해는 한층 더 임무가 막중해졌다. '1년 차' 마무리가 됐다. 지난 5월 11일 기존 마무리 김강률이 어깨 통증으로 이탈하면서 임시 마무리를 맡은 홍건희는 김강률이 돌아온 후에도 부진하면서 고정 마무리가 됐다. 시즌 성적표만 보면 만족스럽지 못하다. 1승 4패 5세이브 9홀드를 기록하면서 평균자책점이 4.81에 달한다. 나름대로 꾸준했지만 몇 차례 있었던 부진 탓이다. 4월 평균자책점 5.65로 부진했던 그는 이후 5월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6월에도 6경기에서 1실점만 내주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최근 주춤하다. 지난 22일 SSG 랜더스전에서 1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2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승패가 기울어진 상황에 등판했다가 대거 4실점을 허용하며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 만족스러울 수 없는 성적이지만, 두산 벤치의 신뢰는 굳건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신용하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길게 코멘트하지 않는다. 홍건희 역시 마찬가지다. 권명철 두산 투수 코치도 "홍건희는 우리 팀의 마무리투수 아닌가. 지난해 거둔 성적도 있고, 김강률이 빠진 상황에서 뒷문 책임질 수 있는 가장 듬직한 카드"라며 "한두 경기 결과에 연연할 단계는 아니다. 26일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 등판한 것은 22일 인천에서의 등판이 마지막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권 코치는 "홍건희가 그날 던지지 않았으면 5일을 쉬게 돼 등판이 필요했다. 본인도 의사를 밝혔고, 감각 유지 차원에서 일요일 경기에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무리 홍건희는 자신의 임무를 꽤 잘 수행하는 중이다. 페이스를 찾은 5월 이후 WPA(승리 확률 기여도)에서 음수를 기록한 경기는 단 두 번(스탯티즈 기준)에 불과하다. 권명철 코치의 말처럼 26일 경기는 승패와 상관없는 실점이었을 뿐이었고, WPA 역시 전혀 변동이 없었다. 평균자책점은 구원 투수 중 44위지만, WPA에서는 15위(0.77)로 팀 내 1위를 기록 중이다. 홍건희 역시 주변의 믿음을 느끼고 있다. 그는 "두산에 오기 전까지 주변으로부터 '구위가 타고났다'는 기대를 받았지만, 꽃피우지 못했다. 두산에 와서 김태형 감독님이 말씀해주신 대로 믿고 따랐던 게 잘 돼서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믿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지금 방식처럼 하면 계속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6.29 06:51
야구

양현종, 결국 마이너행..김광현은 21일 선발 등판

메이저리그(MLB) 텍사스가 양현종(33)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다고 17일(한국시간) 밝혔다. 이날 MLB 26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양현종은 트리플A 라운드 록으로 이동했다. 양현종의 자리에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있었던 마무리투수 이언 케네디가 들어올 예정이다. 양현종은 지난달 31일 시애틀전에 선발 등판, 3이닝 3실점(1자책)을 기록한 이후 불펜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불펜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지난 12일 LA 다저스전에서 1⅓이닝(2실점)을 던진 게 이달의 유일한 등판이었다. 지난 겨울 텍사스와 스플릿계약(MLB·마이너리그 신분에 따라 연봉에 차등을 두는 계약)을 한 양현종은 마이너리그에서 올 시즌을 시작했다. 텍사스 선발진이 부진한 틈을 타 지난 4월 27일 MLB에 콜업, 곧바로 LA 에인절스전에 구원 등판해 4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양현종은 5월 텍사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4경기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노련한 완급조절로 기대를 받았지만, 등판을 거듭할수록 제구력 등 안정감이 떨어졌다. 양현종이 MLB 8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59. CBS스포츠는 '양현종이 트리플A에서 다시 선발투수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오는 21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애틀랜타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한다. 지난 16일 마이애미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그가 상승세를 이어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광현의 맞대결할 선발 투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김광현은 올 시즌 10경기에 선발 등판, 1승 4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MLB 데뷔 후 처음 만난 마이애미전에서 호투한 만큼, 역시 처음 대결하는 애틀랜타와의 대결도 기대된다. 한편 김하성(26·샌디에이고)은 17일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에 7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208에서 0.211(152타수 32안타)로 올랐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7-8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샌디에이고의 간판스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3회 솔로 홈런(시즌 21호)을 터뜨리며 홈런 선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를 1개 차로 쫓았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 홈런은 타티스 주니어의 통산 최장 비거리(145m) 홈런으로 측정됐다. 김식 기자 2021.06.17 10:05
야구

'6월 등판 한 번' 양현종, 결국 마이너리그로 강등

양현종(33)이 결국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텍사스 구단은 17일(한국시간) 양현종을 26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햄스트링 부상 재활 치료를 마친 '전' 마무리투수 이안 케네디을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양현종은 텍사스 산하 트리플A 팀 라운드락으로 이관됐다. 양현종은 지난 2월 텍사스와 스플릿(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 소속 신분에 따라 연봉을 차등 지급하는 계약) 계약을 하며 빅리그 진출 도전에 나섰다. 개막 로스터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그러나 4월 27일 LA 에인절스전을 앞두고 콜업, 바로 경기에 나서며 꿈을 이뤘다. 4⅓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롱릴리프 임무를 다했다. 5월 6일 미네소타전에서는 선발 등판 기회도 얻었다. 3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5월 20일 뉴욕 양키스전에서는 5⅓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뒤 가장 좋은 피칭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26일 에인절스전에서 3⅓이닝 7실점, 31일 시애틀전에서 3이닝 3실점하며 고전했다. 상승세를 이어 가지 못했고, 선발진에서 밀렸다. 불펜진으로 이동한 뒤에는 등판 기회가 크게 줄었다. 지난 12일 LA 다저스 원정에서 12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1⅓이닝 동안 4피안타(2피홈런) 2실점 하며 부진했다. 매 경기가 시험대였던 메이저리그(ML) 무대. KBO리그 '대투수' 양현종은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다시 마이너리거가 됐다. 빅리그 8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3패, 평균자책점 5.59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6.1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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